창업자들이 회수와 자금 문제를 다시 표면 위로 올리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스타트업 트렌드리포트 2025(2025년 11월)에 따르면, 창업자가 꼽은 가장 시급한 정부 과제는 '생태계 기반 자금 확보 및 투자 활성화'(32.5%), '각종 규제 완화'(19.5%), 'M&A/IPO 활성화 지원'(10.5%) 순이었습니다. 특히 M&A/IPO 활성화를 꼽은 응답은 전년 대비 3.7%p 늘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생태계 분위기 평가는 54.5점으로 2년 연속 올랐고 정부 역할 평가도 60.6점으로 전년 대비 6점 상승했지만, 회수 창구를 향한 갈증은 오히려 또렷해졌습니다.
시장 데이터도 방향을 뒷받침합니다. 삼일PwC의 2026년 M&A 시장 전망(2026년 3월)을 보면, 2025년 국내 M&A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6% 줄었지만 대형 거래의 영향으로 거래금액은 약 110조 9,280억 원으로 25% 늘었습니다. 산업별 거래금액 증가율은 IT·통신&미디어가 +49%로 가장 높았고 헬스케어(+47%)가 뒤를 이었습니다. 건수는 줄고 금액은 커진다는 것은, 아무 제품이나 팔리는 시장이 아니라 '살 만하다고 판단되는 제품'에 자본이 몰린다는 뜻입니다.
M&A는 사업 설명 자료가 아니라 실사에서 결판납니다. 재무와 법무 실사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소프트웨어 회사의 가치를 실제로 깎거나 딜을 멈춰 세우는 지점은 기술·데이터·보안 실사인 경우가 많습니다. 인수 측은 인수 후 이 자산을 자기 조직이 운영하고 확장할 수 있는지를 봅니다. 여기서 막히면 인수가 조정, 조건부 에스크로, 최악의 경우 딜 철회로 이어집니다.
실사팀이 반복해서 확인하는 항목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삼일PwC 자료에서 2025년 발표된 글로벌 Top 100 기업 M&A 거래 중 약 3분의 1이 AI를 전략적 근거로 언급했다는 대목도 같은 맥락입니다. 인수 측이 AI 활용을 염두에 둘수록, 학습과 연동의 재료가 되는 데이터가 얼마나 정리되어 있는지가 값을 매기는 기준이 됩니다.
실사를 통과하는 자산은 매각을 결심한 뒤에 급조하기 어렵습니다. 문서 없이 몇 년을 달려온 시스템을 되짚어 정리하는 비용은 실사 기간 안에 감당하기 힘들고, 그 부담은 대개 인수가 할인으로 되돌아옵니다. 그래서 회수를 진지하게 본다면 개발을 발주하는 첫날부터 '나중에 팔릴 수 있는 형태'를 조건으로 걸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SI·외주 개발 파트너와 일할 때 계약과 초기 설계 단계에서 확인해 둘 실무 항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항목들은 매각을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문서화된 구조, 정리된 데이터, 관리되는 보안은 평소 운영과 개발 속도에도 그대로 도움이 됩니다. 다만 회수 국면에서는 이것이 '있으면 좋은 것'에서 '값을 지키는 것'으로 성격이 바뀝니다.
IPO 창구가 좁아진 지금, M&A는 많은 스타트업에게 현실적인 엑싯 경로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이 경로에서 제품의 값은 사업 설명이 아니라 실사에서 확정됩니다. 문서화된 아키텍처, 정리된 데이터, 보안과 라이선스의 정합성은 매각을 결심한 순간이 아니라 개발을 시작하는 첫날에 설계됩니다. FIRSTPIP은 발주 단계에서부터 이 자산이 남도록 산출물과 구조를 함께 설계하는 방식으로, 고객이 몇 년 뒤의 회수 선택지를 좁히지 않도록 돕습니다.